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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년넘게 한국에서 살아온 콜롬비아 국적의 레오 멘도자(Leo Mendoza·43)씨가 지난달 31일 페이스북에 '(한국에 사는) 외국인들에게 알림, 경찰에 체포되는 것을 피하도록 경고함!'이라는 글을 올렸다.


멘도자씨와 그의 아내는 부산의 한 대형마트의 주차장에서 뛰어다니는 아이가 차에 치일뻔 한 것을 보고 소리를 질러 차를 멈추게해 아이를 구했다. 그러자 아이의 할아버지가 오더니 "자슥아, 니 아이도 아닌데 그냥 가라"며 쏘아붙였다. 말싸움을 하는 과정에서 '개××' 등의 욕설도 했다. 급기야 몸싸움을 하면서 멘도자씨를 바닥에 넘어뜨리고 위에서 눌렀다.


경찰에 따르면 아이의 할아버지는 "(멘도자 부부가) 고함을 질러 손자가 놀라는 모습에 화가 났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는 파출소에서도 멘도자씨를 폴란드인으로 착각하고 "폴란드 새끼"라고 했고, 멘도자씨가 콜롬비아인이라는 사실을 알고 나선 "더 못한 데서 왔네. 재수 없는 콜롬비아 새끼"라는 말도 했다.


멘도자씨 부부는 경찰에게 "인종차별적 언행을 자제하도록 해 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경찰은 "'깜둥이'라고 부른 것도 아닌데 왜 인종차별적 발언이라고 하느냐?"며 소극적으로 대응했으며, 양측에 합의를 권유했다고 한다.



아이를 구해주고도 욕먹고 폭행까지 당한 멘도자씨에게 정말 한국인으로써 미안하고 얼굴이 화끈거린다. 멘도자씨는 부산외국어대 교수를 지내고, 한국에 오기 전 미국 애틀랜타에서 CNN 기자 생활을 한 적이 있을 만큼 엘리트이다. 이런 사람이 외국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좋은일을 하고도 욕을 먹고, 인종차별적 얘기를 들을 이유는 전혀 없다. 바로 적반하장이라는 말이 딱 들어 맞는 상황일 것이다. 

설령, 할아버지가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손자에게 고함을 지른 것으로 오해했다고 하더라도, 욕설을 퍼붇고 콜롬비아 새끼라는 등의 인종차별적 말을 한 것은 정말 부끄러운 일이다.

처음에 폴란드인으로 착각했다고 하는데, 외국인이라면 무조건 욕을 하고, 특히 우리나라보다 못사는 나라에서 온 사람이라고 하면 더 깔보는 태도는 정말 무례하고 고쳐야할 인식이다.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많은 사람들 특히, 나이 드신 분들이 이러한 인종차별적인 생각을 은연중에 많이 가지고 있다. 특히 피부가 까만 흑인이나 동남아에서 온 사람들을 더 깔보는 나쁜 습성이 있다. 이런 사람들은 인종차별이 얼마나 비인간적이고 나쁜 것인지 당해보지 않아서 잘 모르는 것이다. 

인종차별적인 말을 계속 하는데도 '깜둥이라고 한것도 아닌데 왜 인종차별이라고 하느냐'며 소극적으로 대처한 경찰을 봐도 우리 사회가 인종차별에 대해 얼마나 안이하게 생각하는지 알 수있다. 이제 국제화시대를 맞아 우리나라에도 많은 외국인들이 와서 살고, 우리 또한 외국에 나갈 기회가 많다. 사람을 인종이나 국적때문에 아무런 이유도 없이 무시하고 차별하는 것이 얼마나 악한 행동인지 어렸을때부터 확실한 교육이 필요한 시점이다.


외국인들은 경찰에게 체포되는 것을 피하라는 멘조자씨의 페북글이 우리를 너무 부끄럽게 만든다. 이 사건이 모든 국민들에게 외국인과 인종차별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는 각성의 계기가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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